친하니까 믿자는 동업…‘주주간 계약서’가 없다면
역할 분담, 지분 제한(Vesting), 결별 시 지분 회수 등 미리 정해놔야
기사입력2026-03-16 09:00
정하연 객원 기자 (99@99law.co.kr)
스타트업의 시작은 대개 뜨거운 열정과 서로에 대한 굳건한 신뢰에서 비롯됩니다. 마음이 맞는 동료나 친구와 함께 사업을 시작하면서 “우리 사이에 무슨 계약서까지 쓰느냐, 나중에 잘되면 그때 정하자”라며, 의기투합하는 모습은 매우 흔한 풍경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법률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수많은 분쟁은 바로 이 ‘신뢰’라는 이름 뒤에 숨어있던 ‘막연함’에서 시작됩니다.
동업은 흔히 결혼에 비유되곤 합니다. 서로를 아끼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때 서로의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정의한 ‘주주간 계약서’가 없다면, 그 갈등은 단순히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드는 수준을 넘어 회사의 존립 자체를 흔들게 됩니다.
동업자 간의 의리가 법적 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주간 계약서에 반드시 담아야 할 핵심 포인트 세 가지를 짚어 드립니다.
▲첫째, 명확한 역할 분담과 전념 의무=사업 초기에는 모두가 모든 일을 다 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성과가 나기 시작하면 “내가 더 많이 기여했다”라거나 “누구는 하는 일이 없다”라는 불만이 나오기 쉽습니다. 계약서에 각 주주가 담당할 역할(CEO, CTO 등)을 명확히 정의하고, 회사의 사업에 전념해야 한다는 의무를 명시해야 합니다. 만약 동업자가 회사의 핵심 정보를 가지고 몰래 다른 사업을 하거나 경쟁업체로 옮겨가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계약서뿐입니다.
▲둘째, 지분 제한(Vesting) 조항 설정=스타트업 대표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베스팅’입니다. 예를 들어, 지분을 5:5로 나누고 시작했는데, 동업자가 1년도 채 안 되어 개인적인 사정으로 퇴사하겠다고 하는 경우입니다. 이때 베스팅 조항이 없다면, 퇴사한 동업자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회사의 지분 절반을 그대로 보유하게 됩니다. 이는 남은 창업자의 의욕을 꺾을 뿐만 아니라 향후 투자 유치 시에도 커다란 걸림돌이 됩니다. 최소 2~4년은 근무해야 주식을 온전히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중도 퇴사 시에는 회사가 주식을 다시 사올 수 있는 권리를 설정해 두어야 합니다.
▲셋째, 결별 시 지분 회수 및 의사결정 방식=동업자와 헤어질 때 그가 가진 지분을 얼마에,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를 미리 정해두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대개 퇴사 시점의 주식 가치를 두고 큰 다툼이 벌어지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액면가’ 혹은 ‘직전 투자 단가의 일정 비율’ 등으로 미리 합의해 두는 것이 현명합니다. 또한, 지분이 50:50으로 나뉘어 있어 의사결정이 교착상태(Deadlock)에 빠졌을 때 누가 최종 결정권을 가질 것인지, 혹은 제3자의 중재를 받을 것인지에 대한 해법도 미리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주주간 계약서는 서로를 믿지 못해서 쓰는 서류가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의 신뢰를 끝까지 지키고, 혹시 모를 위기 상황에서 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관계가 복잡해지기 전, 가장 사이가 좋을 때 ‘이별의 규칙’을 정해두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동업의 시작입니다.
지금 우리 회사의 주주간 계약서는 안녕한지, 혹은 아직도 구두 약속에만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99LAW, 앤드 법률사무소 정하연 대표변호사)

기사 전문 보기 : https://www.junggi.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738
친하니까 믿자는 동업…‘주주간 계약서’가 없다면
역할 분담, 지분 제한(Vesting), 결별 시 지분 회수 등 미리 정해놔야
기사입력2026-03-16 09:00
정하연 객원 기자 (99@99law.co.kr)
스타트업의 시작은 대개 뜨거운 열정과 서로에 대한 굳건한 신뢰에서 비롯됩니다. 마음이 맞는 동료나 친구와 함께 사업을 시작하면서 “우리 사이에 무슨 계약서까지 쓰느냐, 나중에 잘되면 그때 정하자”라며, 의기투합하는 모습은 매우 흔한 풍경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법률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수많은 분쟁은 바로 이 ‘신뢰’라는 이름 뒤에 숨어있던 ‘막연함’에서 시작됩니다.
동업은 흔히 결혼에 비유되곤 합니다. 서로를 아끼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때 서로의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정의한 ‘주주간 계약서’가 없다면, 그 갈등은 단순히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드는 수준을 넘어 회사의 존립 자체를 흔들게 됩니다.
동업자 간의 의리가 법적 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주간 계약서에 반드시 담아야 할 핵심 포인트 세 가지를 짚어 드립니다.
▲첫째, 명확한 역할 분담과 전념 의무=사업 초기에는 모두가 모든 일을 다 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성과가 나기 시작하면 “내가 더 많이 기여했다”라거나 “누구는 하는 일이 없다”라는 불만이 나오기 쉽습니다. 계약서에 각 주주가 담당할 역할(CEO, CTO 등)을 명확히 정의하고, 회사의 사업에 전념해야 한다는 의무를 명시해야 합니다. 만약 동업자가 회사의 핵심 정보를 가지고 몰래 다른 사업을 하거나 경쟁업체로 옮겨가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계약서뿐입니다.
▲둘째, 지분 제한(Vesting) 조항 설정=스타트업 대표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베스팅’입니다. 예를 들어, 지분을 5:5로 나누고 시작했는데, 동업자가 1년도 채 안 되어 개인적인 사정으로 퇴사하겠다고 하는 경우입니다. 이때 베스팅 조항이 없다면, 퇴사한 동업자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회사의 지분 절반을 그대로 보유하게 됩니다. 이는 남은 창업자의 의욕을 꺾을 뿐만 아니라 향후 투자 유치 시에도 커다란 걸림돌이 됩니다. 최소 2~4년은 근무해야 주식을 온전히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중도 퇴사 시에는 회사가 주식을 다시 사올 수 있는 권리를 설정해 두어야 합니다.
▲셋째, 결별 시 지분 회수 및 의사결정 방식=동업자와 헤어질 때 그가 가진 지분을 얼마에,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를 미리 정해두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대개 퇴사 시점의 주식 가치를 두고 큰 다툼이 벌어지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액면가’ 혹은 ‘직전 투자 단가의 일정 비율’ 등으로 미리 합의해 두는 것이 현명합니다. 또한, 지분이 50:50으로 나뉘어 있어 의사결정이 교착상태(Deadlock)에 빠졌을 때 누가 최종 결정권을 가질 것인지, 혹은 제3자의 중재를 받을 것인지에 대한 해법도 미리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주주간 계약서는 서로를 믿지 못해서 쓰는 서류가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의 신뢰를 끝까지 지키고, 혹시 모를 위기 상황에서 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관계가 복잡해지기 전, 가장 사이가 좋을 때 ‘이별의 규칙’을 정해두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동업의 시작입니다.
지금 우리 회사의 주주간 계약서는 안녕한지, 혹은 아직도 구두 약속에만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99LAW, 앤드 법률사무소 정하연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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